분류없음[글이나 써볼까 8팀] 지난 주말에 뭐 했니? - 유언을 남기고 주례사를 썼어요!

김한철
2019.05.1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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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이 되면 의례 사람들이 묻는 말이 있다.

"너 지난 주말에 뭐 했니?"

크리에이터 클럽을 만나기 전에 내 대답은, 늘 셋 중 하나였다.

1) 출근 했었습니다.

2) 그냥.. 아무 것도 안하고 푹 쉬었습니다.

3) 고향 집에 다녀 왔습니다.

이제 내겐 대답이 하나 더 생겼다.

"글쓰기 모임에 다녀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나는, 내가 이렇게 대답했을 때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을 즐긴다.

"뭐? 니가 뭘 했다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사는지가 갑자기 궁금해질 무렵,

난 예전의 나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새로운 도전을 했었고, 그 덕에 나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한 걸음만 더 내딛으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더니, 세상에.

이렇게 새로울 수가.

 

글로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생각을 예술로 바꾸어 놓을 줄 아는 사람들 (하늘님, 진솔님, 준우님),

쓰는 글마다 어찌 그리도 맛깔나고 감칠 맛이 나는지, 쓴 글마다 넋을 잃고 읽게 되는 상준님,

늘 스스로는 투박한 글이라 이야기 하지만, 쓰는 글마다 늘 음유시인 같은 문체를 구사하는 형섭님,

스님의 법명 같은 이름처럼, 쓴 글을 읽을 때마다 머리 속에서 묵직한 종소리가 울리게 하는 호연님,

글자가 지나 가는 길이 시원시원하고 막힘이 없는데다, 가식과 거짓 따위는 없는 글을 쓰는 시현님,

대범하게 큰 걸음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 읽는 이에게 가져다 주던 은상님까지,

이번 모임도 역시, 온갖 이름 모를 꽃들이 활짝 핀 들판을 걷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 묘비 명, 혹은 내 유언처럼 묵직하고 어두울 수 있던 주제도,

어찌 보면 세상 뜸금없이, 주례사를 쓰고 서로 생각을 나누던 재미있던 순간도

자기 글에다 자기 인생을 가져다 놓을 줄 아는 이런 멋진 친구들과 함께 하다 보니

처음엔 길게만 생각되던 3시간이, 지나고 보니 고작 3시간 뿐이라 너무 아쉬울 정도로

다채롭고, 아름답고, 재미있고, 슬프고, 즐겁기만 했던 오늘의 내 '글쓰기 모임'.

 

내가 쓴 글을 나보다 더 잘 읽어 주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어 주는,

2주마다 늘 새롭게, 내게 자신의 인생을 가져다 주는 사람들.

 

나도 이제 이렇게 멋진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이제 날이 밝고 또 일상이 시작되면, 이번엔 내가 먼저 이야기 해봐야지.

"이번 주말에 글쓰기 모임에 갔었는데요, 이번에는 말이죠~" 하면서.

정은상
2019-05-16 05:15:56
한철님! 만나 봬서 너무나 반가웠어요 ! 한철님만이 가지신 글의 흐름들은 흉내내기가 어려울 것 같네요 ㅋㅋ 그 개성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ㅎㅎ 주례사를 많이 준비하셔야 될 것 같아 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뵙기를!! 변화되셨다는 모습 너무 보기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