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없음쓰다보면2팀 후기/ 작은철학 11팀 심형석

심형석
2019.06.03 20:39
38

내게 온 봄이 그대들에 온 봄과 달라, 날카로이 찌르던 감정이 한없이 무뎌져만 갑니다.

한 줌의 재로 흩어가는 감정의 흔적이 이제야 조용히 내 옆을 스쳐가는데, 작별인사를 건네도 될지 망설여집니다.

지금의 내가 보는 그 때의 나는 참 아팠던 것도 같은데, 이제와서야 쓰라린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봄은 매번 그 때의 기억을 물고 와 이리저리 휘둘러 나를 초라하게 합니다.

봄에게 쓰는 편지가 아프게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인 듯합니다.

같은 시간, 같은 온도로 다가옴에도 각자 다른 감정을 갖는 것은 봄에 남겨둔 사람과 감정과 이야기들이 달라서겠지요.

좋으면서도 마냥 좋을 수 없는 계절입니다. 좋아하면서도 마냥 좋아할 수 없는 계절입니다.

영국의 한 시인은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 합니다. 화창히도 잔인한 봄이고, 포근하게도 쓰리고 아린 날씨입니다.

얄궂은 봄이 올해도 떠납니다. 어김없이 시달렸음에도 앓고 나니 나도 모르게 희미한 미소를 짓게 됩니다.

봄의 끝에 좋은 기억을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분명히 시달릴 테지만 이 기억으로 조금은 가벼워질 것도 같습니다.

심형석
2019-06-03 20:41:05
정기모임 중에 정신없이 써서 글이 난잡하네요ㅜㅜ
조원희
2019-06-07 17:21:43
형석님 덕분에 이시간이 자꾸 그리워 질 것 같아요ㅎㅎ 덕분에 많은 자극 얻고 좋은 글 보고 생각이 더 풍부해진 느낌이랄까! 반가웠어요 형석님!!! 마지막 모임때도 잊지말고 오셔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