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없음술이나 먹을까 7팀/ 문장으로 이야기하는 우리의 이야기

임종범
2019.06.0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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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크클 살롱을 앞두고 감사하게도 마무리를 장식할 기회가 생겼다. 사실 내심 영감님이 되길 바랐을지도 모른다. 아니 되고 싶었다. 프리다 칼로를 시작해서 라이트 형제, 윤동주, 그리고 아인슈타인 달려온 1년간의 크클을 마무리하고, 어쩌면 크클에서 내 마지막 팀이 될 지금의 팀에서 마지막 후기로 잠시 마침표를 찍어 보려한다.

 우연찮은 기회였다. 열정에 기름붓기를 본 건. 재밌어 보였고 한 번 해보지 뭐라는 생각과 함께 결제했다. 그리고 너무나 좋아서 너무나 힘들었다. 거실에서 함께하는 크클 맴버들과의 행복한 시간은, 그 거실을 나와 현실로 다시 도착했을 때 흔적조차 안 남기고 사라졌으니까. 아이러니했다. 사람을 만나고자 온 곳에서 오히려 사람으로 힘들어할 줄은 상상도 못 했으니까. 어느새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는 게 설레지 않았다. 그런 기분 때문이었을까? 나는 점점 매너리즘에 빠졌다. 과제 생각을 하며 2주 내내 고민했던, 영화를 보며 제일 좋은 발제문은 뭐가 있을까 고민했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두 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혼자 쓰며 생각을 정리했던 난 점점 사라져갔다. 반짝반짝 빛나는 두 눈으로 크클 문턱을 넘었던 나는 없어졌단 걸, 스스로가 그걸 자각하기 시작했을 때 메이트가 되어있었다.

 크클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짓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멋진 팀원들이 있어도 그걸 살리고 죽이는 건 메이트의 재량이니까. 메이트가 되어 바라본 모임은 신경써야할 거 투성이였다. 그래서 처음 크클을 했을 때처럼 매모임 최선을 다했다. 너무 힘들었지만 팀원들이 말해주는 말들.

‘네가 메이트인 팀을 해서 다행이야.’

‘네가 메이트라면 못하는 토론팀도 믿고 해볼 것 같아.’

‘내 첫 크클이 네 팀이라서 다행이야.’

라는 말이 내 나름의 자부심이고 훈장이 되어 노력할 수 있게 해줬던 것 같다. 그 말 한마디만으로도 충분히 고생한걸 보답 받는 기분이었다. 윤동주 시즌, 아인슈타인 시즌 난 참 복 많은 사람인가보다. 어제 우리 팀과의 이야기에서, 지금 후기를 쓰면서 든 생각이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두 눈에서 사라진 빛은, 사라진 것이 아닌 내 속에 조용히 자리 잡아 은은하게 빛나지 않을까? 그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크클을 하는 분들 모두가 비슷하지 않을까? 그걸 1년째 마무리해가며 조심스럽게 깨달았다.

 풍부한 감수성으로 누구보다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강(아지)채린, 훌륭한 글 솜씨로 감탄을 자아내는 (술탱크) 김하은, 누구보다 먼 곳에서 매번 와서 조용하고 따뜻하게 조언해주는 (왕고)남수연, 담담하고 잔잔하게 이야기를 해주고 매모임 늦게까지 함께 해주는 (아기새 BB) 손하연, 장난끼 많고 유머러스하지만 문득문득 진지하게 고민해주는 송인(성)영, 술에 취하면 잔망스러운, 생각셔터를 누구보다 일찍 내리는 (언년이) 송주용, 우리 팀에서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해 준 악수맨이자, 차기메이트이자, 부메이트이자, 두릅맨이자, 혼기함추 환자이자, 누구보다 수무개의 별을 사랑하는 양희(문토)범, 조용조용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고 팀을 애정하는, 자작하고 혼자 취하는 (알통) 이아름, 묵묵하게 그리고 든든하게 우리팀을 지지해주는 먼 길에서 매번 오면서 서울러가 다 되어가는 (힙합은 피스) 이영근, 우리팀의 영원한 시인이자 글 읽을때만큼의 갭차이는 누구도 못 따라오는 (고목나무 시인 그루트) 함명문. 이들이 있었기에 내 마지막이 편안했고, 보람찼고 깨달음을 얻어간다고 단언할 수 있다. 매번 글들로 조심스레 이야기를 해준 모든 팀원들 속에서 많이 힘을 얻어갔다. 인연이란 게 그리 쉽게 끊고 맺는 게 아니기에 아인슈타인 시즌 모임은 한번밖에 안 남았을지 몰라도 우린 계속 만나갈 거다. 그저 글이나써볼까 7팀 모임만이 끝을 바라보는 거니까.

 프리다 칼로 작은철학 5팀, 라이트형제 작은철학 6팀, 윤동주 글이나써볼까 5팀, 그리고 지금 아인슈타인 글이나써볼까 7팀. 두려움이 없다면 무엇을 할텐가. 그 질문에 좀 더 솔직해진 1년이었다. 1년 전 나보다 조금은 성장했기를 바라며 기분좋게 머물었다가 이젠 잠시 쉬러가겠습니다.

송인영
2019-06-09 16:09:47
우리들의 반짝이는 스물두 개의 별을 위해 치얼s...★
손하연
2019-06-09 16:14:40
혼기함추... ⭐️
강채린
2019-06-09 16:15:58
내 크클 자부심이었던 메이트 임종범이 수고했다!!!!! 못다한 갬성들은 DJ퍼피와 함께 ^.~
이영근
2019-06-09 16:16:40
갓종범과 함께하여 행복합니다. 내 첫 메이트ㅠㅠ
양희범
2019-06-09 16:28:38
술과 여러분들이 있으니 ‘행복’이네요! 우리 오래 행복합시다
종범이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하며^.^
송주용
2019-06-09 17:36:51
고마웠어요! 덕분에 더할 나위 없는 봄이었어!!
정은상
2019-06-09 19:08:08
고생많았다
김하은
2019-06-09 23:35:43
난 항상 팀 복이 좋다고 말하고 다니는데, 이번 팀 복의 큰 요소 중 하나는 메이트 잘 만난거야. 3개월 동안 든든한 메이트 자리 지키느라, 또 이래저래 마음 쓰느라 고생 많았어. 이제 메이트 내려놓고(희범오빠 주고) 제대로 놀아봅시다 쿠쿠 스무 개의 별에게 치얼쓰!
남수연
2019-06-10 10:05:01
오늘도 열심히.. 개미는 뚠뚠..!! 개미의 더 찬란할 앞날을 응원합니다 ㅎㅎ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메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