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없음"언젠간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거야" / 글이나써볼까 1팀 이보람

이보람
2019.07.1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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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 다시 고독해지고,
모든 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1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지"

프랑수와즈 사강 / 한 달 후, 일 년 후

 

'기억하는 사람'

2009년 3월 19일 목요일 점심시간
2009년의 하루
3월의 하루
나의 하루
어제였고
그제였고
그때였던
그저 하루

핸드로션, 봄, 햇빛, 바람
그리고 너

2019년 7월 17일 수요일 저녁시간
2019년의 하루
7월의 하루
나의 하루
오늘이고
내일이었고
모레였던
지금은
그저 하루

바르지 않는 핸드로션, 여름, 달빛, 습기
그리고 나

네가 눈에 보여서 그리고 기억에 밟혀서
내 마음에 들어와서 너만을 쫓다보니
어느새 네가 떠났더라

 

 


 

 

1.

크클과 함께하는 2번째 만남.

좋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번 후기 때는 영감을 안뽑아고 이번에는 영감도 아닌데.

그냥 쓴 김에 이번 시즌은 계속 후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씁니다

 

2.

원래 한번 마음 먹으면 끝가지 해야하거든요

 

3.

'글이나써볼까' 팀에서는 쓰기팀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번 시즌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고

누군가의 글을 읽고(혹은 듣고)

음미를 하는 순간에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가질 때가 있고,

그 기분을 공유한다는게 너무 신비로운 경험인 것 같아요

 

4.

물론 누군가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해요

본인의 감정을 온전히 본인 고유의 것으로 사용하고 싶은 사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쓰기팀에서 느낄 수 있는 장점 중 하나인

시간과 공간을 넘어 같은 감정선에 함께 올라타 있다는 사실이, 그 순간을 무척 설레게 합니다

 

5.

어휴

어제 늦게 자서 많이 피곤하네요

 

6.

어? 지금 이 순간에도,

어제 모임을 가지셨던 저희 크클러님들도 피곤하신가요?

그럼 저희는 이미 같은 감정선 안에 들어와있군요

아마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그 생각은 역시 그거겠죠?

 

7.

퇴근하고 싶다

 

8.

근데 하면 안돼요

하 여러분

이게 다 더러운 자본의 논리가 끼어 있어서 그래요

아마 저희는 이 지겨운 자본주의논리속에서 평생 놀지도 쉬지도 못하고

기계처럼 노동만 하다 쓸쓸히 죽어갈거에요

자본주의가 무슨 소용입니까 자본 적이 없는데

 

9.

그래도 일은 해야죠 망할

네? 대표님 아닙니다

커피요? 늘 드시던 대로죠? 아유 그럼요 제가 타야죠 하하

 

10.

여러분 종이컵에 믹스커피를 타실 때는

먼저, 커피를 넣고 종이컵 5분의1 정도 뜨거운 물을 붓고 저어줍니다

그 다음에 얼음을 1조각을 넣고 다시 저어서 미지근한 상태로 만들어준 다음에

얼음 4 - 5조각을 다시 넣고 한번 더 저어주시면 2조각은 녹아서 물이되고

나머지는 보기좋은 모양으로 남아있습니다.

꼰ㄷ 아이고 죄송해요 늙으ㅇ 아이고 키보드가 왜 이러지

어르신분들이 좋아하시는 너무 차갑지도 미지근하지도 않는 황금비율입니다.

 

11.

어떻게 아냐고요?

 

12.

XX 사람 사는게 다 그래요 원래

 

13.

이렇게 습관처럼, 버릇처럼 기억되시는게 있나요?

이번 모임 2번째 미션은 '기억하는 사람' 에 대한 글쓰기 였어요

메이트님께서 사람이 아니라 상황, 공간도 괜찮다고 하셨고

모두 본인만의 무언가를 생각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14.

누군가는 웃었고

누군가는 울었어요

저는 웃고 싶었고 울고 싶었고요

 

15.

사실 집에가는 길에

엔드게임을 보고 나온 날처럼 훌쩍거리기는 한 것 같아요

 

16.

[엔드게임 스포일러]

엔드게임을 개봉하고 다음 날에

목동 mx관에서 봤어요 사실 혼자 영화보는걸 좋아해서 조조나 심야로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좌석이 꽉 차있는 상태에서 보게 됐고

모두가 같은 장면에서 함성/탄성을 지르는게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모두가 아시는 그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시더라구요

저는 그 장면에 울컥하기는 했지만 울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영화의 정말 마지막 장면인 주인공이 연인과 같이 춤을 추는 장면에서

눈물이 제 통장에서 카드값 빠져나가듯이 쉴새없이 흐르더라구요

몇십년이 지나도 잊지않고 약속을 지키러간 그 주인공이 너무 부러웠어요

좋은 영화였습니다

스포일러를 안당하고 봐서 더 좋았던 것도 있었어요

스포일러하는 사람들은 정말 큰일날거에요

아이어맨이랑 블랙위도우처럼

 

17.

'기억하는 사람' 에 대한 글을 쓰다보니 자연스레 연인과 관련된 글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저도 첫사랑을 8년동안 짝사랑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 분에 대한 글을 썼는데

아리고 아픈 느낌이 들었어요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사람이거든요

아마 만나야한다면 양자역학을 공부한다음에 시골에 별장짓고 살다가 지하방에서 시간의 비밀을 풀고

동료들을 모은 뒤 우주괴물하고 한판하고 나면 만날 수 있겠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사랑했고 고마운 사람

그저 고마운 사람이네요 만나게되면 꼭 고맙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18.

크리에이터 클럽을 하면서 좋은 것 중 하나는

제 비밀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 첫사랑 스토리는 아무말이나 던져도 될 정도로 친한 제 친구들만 아는 이야기인데

크클에 오게 되면서 같은 멤버들에게 자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19.

아마 크클만이 갖고 있는 매력 때문이겠죠

보통 밖에서 20살 이후로 연애경험이 없다 하면 그럴수도 있다 라고 하지만

눈빛을 보면 어디에 문제가 있나 라는 눈빛을 많이 보게되는데

이곳에서는 이야기를 해주었을 때

'정말 사랑했구나' / '그래. 그렇게 사랑한 것 같아'

라는 공감을 주면서 저를 아프고 감사하게 해주거든요

 

20.

비밀도 공유할 수 있는 그런 모임

여러분은 가지고 계신가요?

 

21.

벌써 다음 모임이 그리워지네요

다음에는 야간식탁이 있는데 새로운 분들을 만날 생각에 벌써 설레입니다

거실지기분들의 곡소리가 벌써 들리는 것같네요

 

22.

갑자기 생각났는데 제가 저번 시즌 끝즈음에 직업을 바꾸게 되면서 쓰던 물건을 팔아야하는데

혹시 '쓰기' 말고 '쏘기' 좋아하시는 분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아니면 사직서를 '쓰게' 만든 사람을 '쏘고' 싶다하시

아이고 이건 좀 아니다

 

23.

근데 이 글 왜 쓰고 있는거죠?

 

24.

이유 없는 단어도 언젠가는 울림으로 남을 수 있겠죠

크클 활동을 하면서 나눈 의미있던 대화 혹은 의미없는 대화도

언젠가는 크클러님들 가슴속에 박혀있다가 큰 울림을 줄 수 있길바래요(믿어요)

 

25.

후기 덕분에 10분정도 놀았네요

여러분 연봉은 이렇게 올리는거에요

대표님은 옆에서 저의 미칠듯한 타자소리를 듣고 굉장히 흡족한 표정을 짓고 계십니다.

 

26.

날씨가 더운건 둘째치고 너무 습하네요

불쾌지수도 높고 너무 끈적끈적한 것 같아요.

활동하기 너무 힘들어 도 다들 이겨내시기를 바래요

화이팅

 

 

금교준
2019-08-05 22:56:36
감사합니다. 글이 너무 좋네요. 특히 중간중간 공감가면서 톡 쏘는 말들이 있는 것 같아요!
덕분에 "짙은" 야근에 "찌든" 밤 웃음 짓고 갑니다!